제목 | 착한 아저씨 | 작성일 | 2019-03-12 14:47 |
글쓴이 | KMDP | 조회수 | 4,8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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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공여자님!
공여자님이라는 말이 좀 어색하죠?
저희 아이는 공여자님을 그냥
착한 아저씨라고 부르고 있어요.
벌써 시간이 많이 흘렀네요.
중간에 편지를 한번 쓴다는게
이제서야 연락을 드리네요.
너무 감사하게도 공여자님 덕분에
저희 가족은 이제는 남들처럼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식 후 일년이 지나고 나서는
매일 쓰던 마스크도 벗어버렸고
먹던 약도 다 끊었어요.
그 뒤로는 다시 유치원에 다니고 있고
그 당시 저랑 아이아빠도 휴직을 했었는데
다시 직장으로 복귀할 수 있게 되었어요.
이 평범한 일상이 다 공여자님 덕분입니다.
문득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느낀 적이 한 두번이 아닙니다
평범한 저녁날, 평범한 식단에 밥을 먹다가도.
유치원에서 딸아이가 신나게 놀고온 날,
새까맣게 된 양말을 보면서도.
새근새근 자는 딸 아이의 모습을 보다가도..
이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딸아이의 꿈은 아직도 1순위가 의사랍니다.
2순위는 편의점 주인이래요.
감사하게도 딸의 기억속에 힘들었던
병원생활의 기억은 거의 없는 것 같고
병원에서 만난 멋쟁이 의사선생님들,
친구 동샌 언니들과 놀고 엄마가 회사 안가고
함께 했던 기억이 더 큰 것 같아요.
성격이 워낙 긍정적이고 인내심도 많아
지금도 3개월에 한 번씩 검진을 하면서
채혈을 할때에도 당당하게 의사쌤들한테
한방에 아프지 않게 채혈해달라고
으름장을 놓는답니다.
이식할때만 해도
키가 또래대비 3%도 안되었는데
지금은 훌쩍 커서 110센치가 되었고
오랜 병원생활로 퇴원할때만해도
13키로였는데 지금은 20로가 넘는답니다.
치킨과 짜장면을 좋아하는
평범한 또래아이로 지내고 있어요.
환절기 공여자님은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다시 한 번 저희 가족에게
평범한 일상이라는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선물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공여자님과 공여자님 가족 모두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한 일이 가득하길 기도합니다.
또 연락드릴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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