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나의 조혈모세포 기증 후기> -김주석님(2014 기증) | 작성일 | 2016-07-11 15:39 |
글쓴이 | KMDP | 조회수 | 9,68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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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활동 시간과 기증등록
갓 대학생이 된 2002년도의 어느 날이었다.
기독교 재단의 학교에 다니고 있어서,
봉사활동 시간을 채워야 한다는 압박감을 가지고 있던 나에게
<봉사활동 2시간 인정!> 이라는 달콤한 소리가 들려왔다.
총 40시간의 봉사활동 중 2시간이면 얼마 안되는 적은 양이었지만,
조금씩 채워 나갈 요량이었기 때문에 발걸음 저절로 그쪽으로 향하게 되었다.
순식간에 5ml 정도의 매우 적은 양의 피를 뽑고,
봉사활동 2시간과 함께,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자라는 타이틀도 "덤으로" 받게 되었다.
12년후, 기증동의
지금와서 생각해봐도 참 가벼운 이유로 등록을 했던것 같지만
그래도 유전자가 일치하는 사람이 있다면 큰 생각 할 필요없이 떠오르는 생각인 '해주지 뭐'는
그때나 지금이나 아직 똑같은가 보다.
등록후 12년이 지난 2014년 가을, 유전자가 일치한다는 연락을 받고 바로 긍정적으로 대답을 했으니 말이다.
그래도 가족들이나 회사사람들에게도 동의를 구해야 한다는 코디네이터분의 말에
여러사람에게 말해보았고, 역시 생각 했던대로 반대는 없었다.
다만, 기증하다 혹시나 "어떻게 될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되는 마음에 왜 그런것을 하느냐고 말 해주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런 사람들의 공통점은 조혈모세포가 뭔지 모르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것에 관해 설명해 주면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다는 듯, 조혈모세포 기증 준비
배고프면 밥먹고, 졸리면 자는 것 처럼 뭔가 당연한 것 처럼 큰 생각없이 동의가 되었고, 기증이 시작되었다.
유전자 검사후 일치판정이 나고, 건강검진을 받고
앞으로의 일정과 환자측의 대답을 코디네이터분을 통해 들었는데.
환자 측에서는 매우 기뻐 하였다고 한다.
회사업무로 많이 바쁜 일정이었지만, 사장님께 말씀드리자 흔쾌히 수락해 주셔서 차질없이 기증을 진행할 수 있었다.
그렇게 날짜가 정해지고, 병원도 정해졌는데, 정해진 일정에 가능한 주변 병원이 없어 40분가량 떨어진 병원이 선택되었다.
거리가 조금은 있는 병원이었지만, 회사와 주변사람들의 긍정적인 반응 덕분에 촉진제 주사를 맞으려 편하게 다녔고,
그런 바램에서 일까, 다행히 부작용(뼈의 통증)도 거의 없었다.
조혈모세포 기증
입원 1일 차를 마지막으로 촉진제 주사를 맞고,
드디어 말초혈조혈모세포 채집일이 다가왔다.
아침 6시 50분, 혈압체크와 혈액속 조혈모세포양을 알기 위해 피검사를 진행하고
별다른 문제 없이 아침 9시경 말초혈 조혈모세포 채집을 위한 헌혈실에 도착하였다.
미리 준비는 다 되어있었기 때문에 병원침대에 누워, 양팔에 바늘을 꼽고 말초혈 조혈모세포를 채집하기 시작하였다.
이제 4시간에서 6시간을 이대로 있어야 한다니까, 무엇을 할까 하다, 제일 간편한 잠을 청하기로 하였다.
하지만 잠은 축복받은 사람만 할 수 있는 것이었다.
밝은 조명과 그리 작지 않은 기계소리 마지막으로 팔에서 느껴지는 불편한 감각들.
이런 것들 모두 무시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만 잠을 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다행히 쉽게 잠이 들었고, 잠에서 깨면 끝나있겠지를 기대하며 깊이 잠이드려던 순간,
말초혈 조혈모세포를 채집하는 기계가 삐 - 소리를 내며 멈춰버린 것이었다.
잠이 들면서 떨어진 혈압으로 인해 피가 뽑혀 나오지 못해 그런거랜다.
거기까진 생각 못했는데....
두 번을 잠들었지만 두 번 모두 기계가 동작을 멈추는 바람에 아쉽지만 나의 야심찬 수면 작전은 수포로 돌아가고
따로 핸드폰을 챙기지 못한 나는 병실에 있는 TV를 보며 남은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채집되어 나오는 조혈모세포는, 조금 연한(묽은) 피처럼 생긴 것이었다.
내 예상으론 하얗거나 투명하거나 할 줄 알았는데, 연한 피처럼 생겨 신기해 하고 있자
간호사 분께서 성분분리할때 경계선에 있던 적혈구들이 같이 채칩되어 붉은 색을 띈다고 설명을 해 주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채집이 끝나고 침대에 누운채 원래 병실로 이동하게 되었다.
조혈모세포 기증 종료.
건강한 나에게 환자용 침대에 누워 이동하는 것은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 매우 어색했다.
'걸어서 갈 수 있을것 같은데 중간에 내릴까?'. '화장실도 가고 싶은데 잠깐 들렸가자고 할까?'라는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새 병실에 도착해 있었다.
병실에 도착한 이후 한번 더 혈액검사를 하고 식사를 하며 기다리니,
오늘 채집한 조혈모세포가 충분해 내일 오전에 바로 퇴원해도 된다는 이야기를 전달해 주었다.
기다리면서 채집을 한번 더하게 되면 다음번에 뭘 할까 하는 고민을 하고있었는데..
그런 고민을 한번에 날려 버리면 그렇게 나의 기증은 한번에 잘 끝나게 되었다.
한번에 쉽게 끝난 나의 기증 처럼 나의 조혈모세포를 받은 수혜자 분도 한번에 성공적으로 나으리라 믿는다.
수혜자분 께서 다시한번 세상에 날개를 펼치고 꿈을 향해 나아가길 바라며
이상 나의 조혈모세포 기증 후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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