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나의 기증일기>- 기증자 이건희님 | 작성일 | 2019-03-28 16:33 |
글쓴이 | KMDP | 조회수 | 5,3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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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년 ○월 ○일, ○요일.
내일 이뤄질 기증을 위해 입원하는 날입니다. 멀어만 보였던 기증 날이 벌써 다가왔습니다.
올해 초에 부대로 일치하는 환자가 있다는 연락이 왔던 게 엊그제 같은데...
며칠전부터 촉진제를 맞으며 조금은 두렵고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습니다.
촉진제로 인해 약간의 허리통증과 두통이 있었지만 그리 심한 정도는 아니라 괜찮았습니다.
오후 늦게 입원을 하러 왔더니 벌써 코디네이터 선생님께서 절차를 마무리 하신 후 였고 병실 냉장고에도 각종 과일과 음료수, 빵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이때 조금 실감이 났습니다. ‘아~ 내가 좀 대단한 일 하는 건가.’ 이렇게 말이죠.
그리고 생각지도 못하게 1인실에 있게 되었는데 아마 환자분이 저의 편의를 생각해주신 것 같아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병실에서도 물도 많이 먹고 밥도 열심히 먹었습니다.
조혈모세포 기증을 하신 분들의 후기를 보면서 기증과정에 대해 더 알아 보기도 했지만 후기를 보니 더 긴장되어서 얼른 내일이 와서 빨리 기증 해버렸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기증전 건강검진 결과에서 이상이 있어 급하게 다시 재검사를 받았었는데 그때 당시 많은 분들이 걱정을 많이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로 인해 환자분 뿐만 아니라 협회 코디네이터 선생님들도 굉장히 바쁘셨다고 들었습니다.
걱정시켜서 죄송한 마음도 들지만 기증 잘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201○년 ○월 ○일, ○요일.
드디어 기증을 하는 날입니다.
오늘은 솔직히 많이 긴장이 되었습니다.
4시간에서 6시간 동안 바늘을 꼽고 누워 있는다는 게 아플 것 같았고 조금은 무섭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적당량이 채취가 안되면 내일 2차기증을 해야되는 것도 걱정이었습니다.
기증절차가 시작되고 조금씩 모이는 조혈모세포를 보니 나의 피로 한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한쪽 팔을 못 써서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이 불편했을 뿐 통증도 없고 너무 순조롭게 종료 되었습니다.
기증절차를 마무리 하고가는 길에 병원에 계시던 많은 분들에게 칭찬을 받았습니다.
헌혈실에 계셨던 선생님, 휠체어를 밀어주셨던 선생님 등 많은 분들께서 칭찬해주시니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저는 당연히 해야 될 일을 했다고 생각했기에 조금은 쑥스러웠습니다.
지금 또한 굉장히 감사한 것이 있다면 제가 군인으로서 가장 건강하고 튼튼할 때 기증을 할 수 있는 것에 감사했습니다.
저는 기증 절차를 마무리 했을때 생각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야 되겠다.' 이렇게 쉽게 한 생명을 살릴 수 있다고 말이죠!
To. 저의 조혈모세포를 이식받으신 환자분
사실 저는 처음 기증희망 등록할 때 제가 정말 기증하게 될 줄은 모르고 신청을 했습니다.
타인 간에는 굉장히 낮은 확률로 일치한다고 들은 것 같아서 저는 생각도 안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떤 분인지도 모르고 어떤 일을 하시는 분인지는 모르지만 이렇게 도울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이렇게 작은 도움밖에 드리지 못해서 죄송한 마음이 드네요.
제가 군인이라 코디네이터님과 연락도 원활하지 못했고 건강검진도 두번 받고...
이런저런 일들로 기증전까지 저 때문에 걱정 많이 하셨을 것 같아 죄송스런 마음입니다.
환자분이랑 가족들께서 저를 위해 응원 많이 해주셨으니 이제는 저와 제 가족이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꼭 좋은 결과 있어서 건강하게 돌아오시길 기도하겠습니다.
평생 이름도 얼굴도 모르고 살아가겠지만 우리 서로를 위해 항상 좋은 일만 있고 건강하기를 응원하면서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꼭 완쾌하셔서 건강해 졌다는 편지 한 통 보내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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