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조혈모세포 기증 후, 8년>-기증자 김연우 님 | 작성일 | 2019-03-12 14:43 |
글쓴이 | KMDP | 조회수 | 7,76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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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간단히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기증 당시에는 대학생이었고, 지금은 경찰 수험생인 김연우라고 합니다.
8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기증 후기를 쓰게 되어 조금은 부끄럽지만, 솔직하게 풀어내보려고 합니다.
2. 조혈모세포 기증서약은 언제, 어떤 계기로 하시게 되었나요?
헌혈을 자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엔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에 헌혈증을 기부했어요. 소아암에도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최근에는 국경없는의사회 활동에 관심이 있습니다.
4. 조혈모세포를 기증하기 전, 혹은 기증희망등록을 하기 전에 조혈모세포 기증에 대해 알고 계셨나요?
드라마나 다큐멘터리 등 TV에서 본 것이 전부였어요. 병에 걸리면 힘들고, 조혈모세포 기증자를 찾기 힘들다 정도의 단편적인 이미지 정도로요.
5. 조혈모세포 기증희망등록을 하고 나서, 실제 기증을 위한 연락이 온 건 얼마만인가요?
2년 정도가 지나서 연락이 왔습니다. 2009년에 기증희망등록을 했고, 2011년에 기증을 하게 되었어요.
6. 조혈모세포를 기증할 수 있는 수혜자분이 있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첫 느낌은 어떠하셨나요?
"정말로? 진짜로? 오? 내가?" 처음에는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아서 당황했고, 조금 지나서는 혹시라도 내 정보가 유출되어서 장기밀매를 당하는 건 아닌가 하는 불안함이 있었어요. 조금 진정되고 나서야 누군가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릴 수 있게 되었다는 기쁜 마음이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감수해야 할 상황에 겁도 났었습니다.
7. 조혈모세포 기증을 결정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조혈모세포 기증희망등록을 했을 때, 조혈모세포를 기증하겠다는 결정은 이미 끝난 상태였습니다.
8. 조혈모세포를 기증하게 되었다고 했을 때, 주변 분들의 반응은 어떠했나요?
기증한다고 했을 때, 모든 분들이 저를 위해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어요. 그렇지만 어떤 분들께서는 (조혈모세포 기증이) 건강에 좋지 않으니 하지 않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시기도 했어요. 거의 유일하게 부모님께서만 조혈모세포 기증이라는 좋은 일을 하는 거니 응원한다고, 한 번 해보라고 하셨습니다.
9. 조혈모세포를 기증하면서, 진행 과정에서 있었던 좋았던 점 혹은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조혈모세포 기증을 위해서는 3차병원급인 대학병원에 2박3일 동안 입원을 해야 하는데, 그 기간동안 특실에 입원했던 것이 좋았습니다. 다만 이렇게 기증 과정에서 생기는 비용은 환자 측에서 부담해야 하는 걸로 알고 있기 때문에 이 생각을 하면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어려웠던 점은, 기증을 준비하던 시기에 대학교 졸업과 복수전공, 장교임관 등으로 바쁜 시기였다는 것입니다. 복수전공 중이었던 체육학은 출석과 실기가 중요했고, 장교임관 또한 일정이 남아 있어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었죠. 그렇지만 다행이도 상명대학교 태권도학과 권오민 교수님, 체육학과 백성수, 조윤선, 백운성 교수님 그리고 202학군단 이동철 단장님, 이상배, 지정배 교관님, 신동호 행정관님의 도움으로 출석 및 훈련일정에 무사히 참가할 수 있었습니다.
10. 기증하고 나서, 조혈모세포 기증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게 되셨나요?
김연우 기증자 님의 권유로 조혈모세포를 기증하신 특전사 동생 배경태 기증자 님
기증 절차를 진행하고 나서 8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는데요. 건강에 전혀 이상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그렇기에 기증을 희망하는 분들이나 기증에 관심이 있는 분들께 조혈모세포 기증자로서 경험담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저의 권유로 조혈모세포 기증서약을 한 특전사 동생(배경태 님)은 최근에 유전자형이 일치하는 환자분이 나타나서 조혈모세포를 기증했어요. 그러한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경험자로서 응원을 해 줄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11. 조혈모세포를 기증받으신 수혜자분께 한 말씀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인사는 처음 드립니다. 조혈모세포를 기증했던 그때 당시의 저는 환자분이 이식 받으면 바로 뚝딱 하고 상태가 좋아지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기증을 한 후에 환자분의 아무런 소식을 접하지 못해 서운한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시간이 흐른 후, SNS를 하던 와중에 우연히 어떤 조혈모세포 수혜자분의 생존일지를 보게 되었어요. 그 분의 조혈모세포를 이식 받은 이후의 기록들이었는데요. 그걸 보면서 이식 후에도 계속 병과 싸워야 한다는 것을 그때서야 알게 되었고, 서운한 마음을 가졌던 제가 부끄러웠습니다.
저는 이식받은 분을 알 수는 없지만, 최근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를 통해 수혜자분의 상태가 양호하며, 경과 확인 차 주기적으로 외래 진료만 유지하고 계신다는 소식을 접했어요. 부디 서운해 했던 저를 용서해주시고, 앞으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12. 많은 분들이 아직 막연한 두려움으로 인해 기증을 망설이고 계세요. 그런 분들께 격려의 한 말씀 부탁드려요.
많은 분들이 조혈모세포를 기증하고 난 후에 혹여라도 건강이 나빠지면 어쩌나 하는 큰 불안감을 갖고 있을 거라 생각해요. 저 또한 그런 불안감이 매우 컸었죠. 그런 분들에게 기증한 해인 2011년부터 지금 2019년까지 8년간의 저의 타임라인을 알려 드릴게요. 조혈모세포를 기증하기 위한 결심에 좋은 참고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이처럼 조혈모세포를 기증하고 나서 바로 ROCT 훈련을 떠났고, 졸업 후에 임관하여 보병학교, 특수전교육단에서 교육 후 대한민국 특전사로 복무했습니다. 복무를 마치고 대학원에 진학해 정보보안 석사학위를 취득, 아르바이트로 트레이너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 지금 2019년도가 되었습니다.
조혈모세포 기증후기를 바로 작성하길 원하셨지만, 저도 기증하고 나서의 저의 건강에 확신이 없었고, 혹시라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까 염려해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13. 더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자유롭게 부탁드립니다.
제일 먼저 건강하고 바르게 키워주신 아버지, 어머니께 감사드리고, 조카 건이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하면 좋겠습니다. 앞에서 적지는 못했지만 기증 일정을 도와준 친구들에게도 너무 감사드리고, 수험 생활을 도와주시는 김재윤, 김민철, 김종욱, 박찬, 박수연 선생님 및 지금까지 좋은 영향을 주신 모든 선생님들 감사합니다. 또한 조혈모세포 기증 후기를 남길 수 있게 도와주신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에게도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저와 헌혈하는 친구들이 많은 대한민국 국군(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 특전사, ROTC, 제가 준비중인 경찰, 소방에 종사하시는 분들에게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또!! 살다보면 힘든 일이 찾아오게 마련입니다. 그럴 때마다 힘이 되고 위로가 되어주는 존재가 있죠. 저에게는 가수 ‘우주소녀’가 그런 존재입니다. 항상 멋진 무대와 노래로 좋은 영향 주며 쭉쭉 성장하고 있는 가수입니다. 병과 싸우는 환우분께서는 ‘우주소녀’의 노래를 들으며 이겨낼 용기를 얻으시면 좋겠고, 기증희망자 및 기증자, 관계자 여러분들께도 지친 일상에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주소녀’의 노래 많이 들어주시고,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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