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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몸은 멀어져도, 마음만은 가까이 -기증자 장태기님 작성일 2021-08-05 15:55
글쓴이 KMDP 조회수 2,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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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멀어져도, 마음만은 가까이> -기증자 장태기님 


새로운 시작은 그 자체만으로 설렘을 준다.

2020년부터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 바이러스는 삶의 많은 부분을 바꿔놓고 있다.

비대면이 일상이 되었고, 사회와 사람들과의 거리를 두며 살고 있다.

그동안 당연하게 해왔던 소소한 일상 모든 것이 새삼 소중하게 느껴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전보다 더욱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이 있다.

그들은 난치병(難治病) 환자들이다.

필자는 어릴 적, 소설 『가시고기』* 를 읽고, 소아암 어린이를 돕고 싶은 마음에서 헌혈 및 봉사단 활동을 하고 있으며,

2019년에는 백혈병 환자에게 조혈모세포를 기증했다.

이전부터 항암 치료를 위한 혈액이 부족해서 지정헌혈(指定獻血)을 구하는 소식은 자주 접했는데,

특히 2020년에는 그 어느 때보다 혈액과 헌혈자를 구하는 게 굉장히 어렵다는 소식과 가슴 아픈 소식도 더욱 많았다.

최대한 그들을 돕기 위해 1년 24회 동안 혈소판 헌혈을 참여하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했지만,

혈액형이 맞지 않는 분들에게는 주변 지인 중 환자와 같은 혈액형인 지인에게 소식을 전달했지만,

코로나로 선뜻 헌혈의 집을 찾는 것이 망설여진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코로나는 헌혈의 집에 접근하는 것조차 높은 문턱이 되어버린 것만 같다.

* 『가시고기』 : 2000년에 출간된 소설로, 급성 백혈병 아들을 위해 헌신하는 부성애를 다뤘다.

혈액사업통계연보를 보면, 2019년 헌혈 참여자는 2,613,901명이었는데,

2020년에는 전년 대비 178,691명(-7%) 감소한 2,435,210명이었다.

대한적십자에서는 전 국민이 원활한 혈액 공급 체계가 갖춰지기 위해서는

인구 대비 7% (약 350만 명) 정도 헌혈에 참여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이다 보니 이전부터 혈액 부족 현상이 지속된 것인데,

특히 2020년 코로나로 헌혈 참여가 급감한 상황이라 혈액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환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도 한 가지 희망적이었던 건, 부족한 혈액 사태를 긴급재난문자로 접하자마자,

사람들이 곧장 헌혈의 집을 찾아 헌혈에 동참해줘서 급한 불을 끄기도 했다.

하지만, 이것이 지속적인 참여로 이어지지 않았던 점은 아쉬웠다.

한시적으로나마 공급이 원활했지만, 확진자가 급증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에 따라 다시 혈액 수급이 어려워졌다.

코로나 이전에는 단체헌혈이나 헌혈 버스로 보다 사람들이 쉽게 접근하여 헌혈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지만,

현재는 단체로 헌혈을 하는 것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헌혈이 정말 필요한 이유는, 생명과 직결(直結)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는 헌혈이 아닌 방법으로 혈액을 생산할 수 없다.

그렇기에 건강한 신체를 가진 사람의 헌혈을 통해 혈액을 확보해야 한다.

최근 들어서는 무수혈수술(無輸血手術)로 수혈을 하지 않는 수술 방식을 도입하는 등,

헌혈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의학이 발전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수혈을 통한 치료가 필요한 수많은 환자가 있기에 우리가 헌혈에 참여해야 한다.

코로나를 종식(終熄)시킬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는 생활 방역과 사회적 거리두기는 불가피하다.

이렇듯 점차 사람과의 거리가 멀어지고 있지만, 함께 살아가는 사람에 대한 마음과 관심만은 더욱 가까워져야 한다.

이러한 작은 관심과 마음이 모여 따뜻한 꽃봉오리를 피웠을 때는 다시 행복과 희망이 가득한 꽃밭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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