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그럼에도 불구하고>-기증자 익명 님 | 작성일 | 2019-02-01 13:42 |
글쓴이 | KMDP | 조회수 | 5,6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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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번에 조혈모세포를 기증하게 된 20대 여대생 기증자입니다.
직접 만나 뵙지 못 하고 이렇게 편지로 인사드리니
아쉬운 마음이 크지만 글로 제 마음을
전하기 위해 이렇게 펜을 들었습니다.
지난 2월 기증 의사 여부에 관한 연락을
받고 적지 않게 놀랐습니다.
대학교 신입생 시절 사은품을 나누어 준다는 말에
크게 고민하지 않고 기증 등록을 했었던 것인데
직접 기증을 해야 한다는 일이 생기니 솔직히 겁이 났습니다.
주변에서 접해보지 않은 일을 해야 한다는 두려움,
학교생활과 병행해야 한다는 부담감
그리고 아빠의 반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기증 결정을 내린 이유는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환자분과 가족들이 크리스천이 아니라면
다소 불편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지만
저의 기증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다른 그 어떤 것도 아닌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자는 생각이었습니다
사실 저희 작은아빠는 3년 전 갑자기 편찮으셔서
병원에 입원해 검진을 위하여 척추에 주사를
놓는 과정 중에 병원 측 실수로 하반신 마비가 되셨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신 아빠는 아무리 협회에서
안전하다고 해도 혹시 모르니 기증은 절대
안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의료사고를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했기에 저도 두려움이 앞섰지만,
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일에 제가 동참할 수 있다는 것이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겨졌습니다.
그래서 아빠를 설득하여 기증을 하기로 결정했고,
감사하게도 아빠께서 저의 의견을 나중에도 존중해 주셨습니다.
3일간의 촉진제 주사는 전혀 아프지 않았고, 통증도 없었습니다.
채집을 하면서 칼슘 부족으로 인한 손발 저림도 없었습니다.
환자분과 체중 차이가 나서 2차 채집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하셨지만 충분한 양으로 한 번 만에 끝날 수 있었습니다.
모든 과정이 아무런 어려움 없이 이루어졌고
저는 퇴원을 준비합니다.
환자분께 이식이 되어 완쾌하실 거라고 믿습니다.
부족한 제가 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기회에 기쁘고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꼭 완쾌하셔서 제가 환자분께 전했던
사랑을 다른 사람에게도 전해주세요.
다시 건강해지셔서 일상생활로 복귀하시면
저의 편지를 잊지 않고 꼭 기억해주세요.
만날 수는 없겠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최선을 다해 행복하게 그리 살아보아요
응원하고 기도하겠습니다.
전 이날을 평생 잊지 못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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