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DP의 생명과 나눔이 만난 이야기를 전합니다.
나눔
기증 서약에서 후원으로, 25년 이어온 마음 - 이혁중 후원자
- 2026-07-31
- 조회수:19

2001년, 대학 캠페스에 열린 기증희망등록 캠페인 부스에서 "좋은 일"이라는 말에 흔쾌히 기증희망등록에 참여한 이혁중 후원자. 일치환자가 나타났다는 연락을 받은 건 그로부터 5년 후, 2006년 12월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연락이 오긴 하는구나’라는 생각이었어요. 등록했다는 사실도 거의 잊고 있었거든요." 하필 대학원 졸업을 앞두고 입사 결과를 기다리던 상황이었지만, 그는 "입사 시기와 맞물려도 하겠다”며 망설임 없이 기증에 동의했습니다.
“회사로 공문을 보내줄 수 있다는 답변도 있었고, 누군가의 생사가 달려있는 일이니 따지고 잴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식 받을 환자가 초등학생이라는 얘기를 듣고 책임감이 더 커졌답니다.
부모님은 그를 먼저 걱정했습니다. 지금과 같은 성분헌혈 방식이 아닌, 부작용에 대한 오해가 많았던 골수 채취 방식이었던 터라 반대가 더 거셌지요. 그러나 "좋은 일이니 해야겠다”는 아들의 굳은 결심을 꺾지는 못했습니다. 기증 후에는 오히려 이혁중님의 선행과 함께 조혈모세포 기증을 알리는 든든한 전도사가 되었답니다.
네 시간의 고단함을 견딘 끝에 남은 것
이혁중 후원자에게 기증 과정 중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묻자, 채취 부위 때문에 네 시간을 꼼짝없이 누워 있어야 했던 시간을 꼽았습니다. “그 당시 스마트폰도 없고, TV가 지금처럼 큰 것도 아니라 심심하고 정말 지루했던 것이 기억나요.”
하지만 그 시간이 지나고 남은 것은 오직 뿌듯함이었습니다. "담당 의료진을 비롯해 주변 모든 분들이 좋은 일을 했다고 치켜세워 주시니, 하길 잘했다 싶었어요. 누군가를 살리는 경험은 흔히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오히려 그런 기회가 저에게 주어진 것 자체가 행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기증에서 후원으로, 또 다른 나눔의 시작
기증 후 3년이 지난 2010년, 이혁중 님은 새로운 방식으로 그 마음을 잇기로 했습니다. 대학원 시절부터 후원을 시작해, 새 후원처를 고민하던 차에 자연스레 KMDP를 떠올린 것입니다. "실제로 그 활동에 직접 참여하고 경험해본 곳이라 신뢰가 있었고, 그 활동을 계속 응원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정기후원이 16년째, 매달 5만 원씩 쌓인 금액은 총 965만 원입니다.
"수년 전 홈페이지에서 후원금 상당 부분이 간접비로 쓰인다는 걸 본 적이 있어요. 그 후로는 더 확인해보지 않았습니다. 간접비든 직접비든, 누군가를 살리는 활동에 제가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그의 바람은 하나, 조혈모세포 기증 문화가 더 널리 퍼져, 더 많은 환자가 새 삶의 기회를 얻는 것입니다. "누군가의 생명을 살린다는 건 쉽게 할 수 없는 경험이잖아요. 매년 기증을 했던 그 날이 다가오면, 그때 그 마음을 다시 떠올리곤 합니다."
한 아이의 생명을 살린 경험이 16년째 매달 5만 원의 마음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혁중 님의 이야기는 기증이 끝이 아니라 또 다른 나눔의 시작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 꾸준한 응원이, 오늘도 누군가를 거리로 나서게 하고 수많은 거절 속에서도 다시 전화기를 들게 하는 힘이 됩니다.
글, 사진: 지화정 담당 (기증증진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