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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줄 수 있어 감사"…혈액질환자에 조혈모세포 기증한 소방관

송고시간2023-06-2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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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충북 지역의 한 소방관이 혈액질환을 앓는 생면부지 환자에게 조혈모세포를 기증했다.

김 소방교는 지난 4월 대전의 한 병원에 입원해 조혈모세포를 채취한 뒤 백혈병을 앓는 익명의 환자에게 세포를 기증했다.

장시간 헌혈하다가 몸에 무리가 가지 않을까 하는 가족의 염려도 있었지만, 낮은 확률을 뚫고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기적에 동참하고자 흔쾌히 조혈모세포 은행협회에 기증희망자로 등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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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환 기자
천경환기자

2만분의1 확률 유전자 일치한 생명부지 환자위해 9개월간 금주·운동

이틀간 6시간씩 피 뽑고 넣은 힘든 채취…"기증받은 환자 건강히 퇴원"

(청주=연합뉴스) 천경환 기자 = 충북 지역의 한 소방관이 혈액질환을 앓는 생면부지 환자에게 조혈모세포를 기증했다.

충북 증평소방서 119 구조대원 김성묵 소방교
충북 증평소방서 119 구조대원 김성묵 소방교

[김성묵 소방교 제공]

주인공은 증평소방서 119 구조대에서 근무하는 김성묵(31) 소방교.

김 소방교는 지난 4월 대전의 한 병원에 입원해 조혈모세포를 채취한 뒤 백혈병을 앓는 익명의 환자에게 세포를 기증했다.

조혈모세포는 적혈구 등 혈액세포를 만드는 '어머니 세포'로 백혈병이나 혈액암 등 난치성 혈액 질환 치료에 쓰인다.

10여년 전에는 조혈모세포를 골수에서 채취해 '골수이식'으로 불렸으나 요즘은 의학 기술의 발전으로 혈액에서 조혈모세포를 분리해 수집한다.

하지만 조혈모세포 이식은 유전자가 일치해야 성사되는데 혈연관계라도 HLA 유전자형(백혈구항원)이 맞지 않는 경우가 있고, 가족이 아닌 타인은 일치 확률이 2만분의 1에 불과하다.

2013년 군 복무 시절 정기적으로 헌혈을 하던 김 소방교는 헌혈의 집 관계자로부터 조혈모세포 기증 권유를 받았다.

장시간 헌혈하다가 몸에 무리가 가지 않을까 하는 가족의 염려도 있었지만, 낮은 확률을 뚫고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기적에 동참하고자 흔쾌히 조혈모세포 은행협회에 기증희망자로 등록했다.

등록한 지 9년여 만인 지난해 7월 유전자형이 일치하는 혈액질환자가 있다는 연락을 받은 김 소방교는 기증전까지 9개월 동안 술을 끊고 운동을 하며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했다.

조혈모세포 채취하는 김성묵(31) 소방교
조혈모세포 채취하는 김성묵(31) 소방교

[김성묵 소방교 제공]

세포 채취 과정 역시 쉽지 않았다.

채취 전 3일 동안 촉진제 주사를 맞았는데 몸에 열이 나고 통증이 지속돼 진통제를 먹으며 일을 해야 했다.

채취 당일에는 6시간씩 이틀에 걸쳐 피를 뽑고 다시 넣는 고된 과정을 거쳐야 했다.

김 소방교 21일 연합뉴스에 "지금은 많이 회복됐지만 채취가 끝난 후에도 며칠 동안 무기력해지는 등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며 "그럴 때마다 주변 동료들이 물심양면으로 챙겨줘 무사히 기증을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기증에 나서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김 소방교는 "기증받은 환자가 최근 병원에서 퇴원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혹여나 상태가 나빠지면 한 번 더 기증하기로 약속했다"며 "생명을 살리는 소방관으로서 당연한 일이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손을 내밀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라고 웃어 보였다.

k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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