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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암 환자 살리는' 조혈모세포 기증한 경찰

송고시간2023-05-24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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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제주지역 한 경찰이 생면부지의 혈액암 환자에게 조혈모세포를 기증했다.

24일 오후 제주경찰청에서 만난 고 경위는 지난달 말께 조혈모세포 촉진 주사를 맞고 병원에 입원하며 익명의 혈액암 환자에게 조혈모세포를 기증했고, 이날 기증받은 환자가 퇴원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기뻐했다.

혈액암이나 백혈병 치료를 위해서는 조직적합성항원(HLA) 유전자형이 일치하는 기증자로부터 조혈모세포를 이식받는 게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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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나용 기자
백나용기자

제주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고주영 경위

(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제주지역 한 경찰이 생면부지의 혈액암 환자에게 조혈모세포를 기증했다.

제주경찰청 고주영 경위
제주경찰청 고주영 경위

[촬영 백나용]

제주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고주영(40) 경위가 그 주인공.

24일 오후 제주경찰청에서 만난 고 경위는 지난달 말께 조혈모세포 촉진 주사를 맞고 병원에 입원하며 익명의 혈액암 환자에게 조혈모세포를 기증했고, 이날 기증받은 환자가 퇴원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기뻐했다.

조혈모세포는 백혈구·적혈구·혈소판 등의 혈액세포를 만드는 '어머니 세포'다.

혈액암이나 백혈병 치료를 위해서는 조직적합성항원(HLA) 유전자형이 일치하는 기증자로부터 조혈모세포를 이식받는 게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혈연관계라도 유전자형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있고, 타인은 일치 확률이 2만분의 1에 불과하다.

고 경위는 2019년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 등록을 신청했다.

백혈병을 앓던 동료 직원의 자녀를 위해 제주경찰청 차원에서 기증 등록을 권장했고, 이때 고 경위도 혹시나 기증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등록했다.

당시 고 경위는 기증 조건이 일치하지 않아 기증하지는 못했다.

그러다 기증 등록을 한 지 4년 만인 지난달 기증조건이 일치하는 혈액암 환자가 나타났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비교적 장시간 헌혈을 해야 해 아내가 걱정하기도 했지만, 그는 망설임 없이 기증을 결정했다.

고 경위는 "혈액암 또는 백혈병 환자의 경우 타인에게 조혈모세포를 이식받게 되면 생존확률이 80%까지 높아진다고 한다"며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 생각해 기증을 고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조혈모세포 기증자로 선정되고 나서 유전자와 신체검사를 받고 약 한 달간 금주를 해야 했지만, 시간은 생각보다 빠르게 지나가 크게 힘들지 않았다"며 "3일간 통원해 촉진 주사를 맞고 2박 3일간 병원에 입원해 조혈모세포를 채취하는 과정 역시 해볼 만했고, 누구라도 할만하다"고 웃어 보였다.

채취는 헌혈과 유사한 방식으로 이뤄진다. 한 팔에서 피를 뽑아 필요한 성분을 거르고 남은 피는 반대쪽 팔로 다시 집어넣는 식으로, 기증되는 혈액량은 헌혈할 때보다도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오늘 조혈모세포 은행협회를 통해 조혈모세포를 기증받은 분께서 퇴원하셨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물론 몇 년간 추적 관찰을 해야 하지만, 얼마나 좋은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조혈모세포 기증이 개인의 의지만으로는 할 수 없고 주변의 공감과 도움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고 경위는 "기증을 하게 되면 입원 등을 위해 시간을 빼야만 하는 데 공무원 같은 경우는 기증 시 법적으로 병가를 받을 수 있게 보장돼 있다"며 "실제 촉진 주사를 맞고, 조혈모세포를 채취하는 일주일간 '좋은 일 한다'면서 흔쾌히 병가를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고 경위는 "하지만 회사원이 일주일간 병가를 받기가 쉬울지는 모르겠다"며 "일주일만 시간을 할애하면 사람 1명을 살릴 수 있는 만큼, 회사 등 주변에서도 기증을 권장하는 환경이 조성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dragon.m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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