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제철소 직원, 99.99995%의 헌신…조혈모세포 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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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시
광양제철소 직원, 99.99995%의 헌신…조혈모세포 기증
  • 입력 : 2021. 05.09(일) 13:18
  • 광양=심재축 기자

포스코 광양제철소 박현수 대리가 백혈병 환자에게 조혈모세포를 기증했다.

박 대리는 2009년 헌혈을 하던 중 '혈액암으로 진단된 환자들에게 건강한 조혈모세포를 이식함으로써 혈액암을 완치시킬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조혈모세포 기증을 약속했다.

지난 2월 '조직적합성향원(HLA) 유전형이 100% 일치하는 환자를 찾았다'는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의 전화를 받았다. 12년 만에 조혈모세포를 기증 기회가 생긴 것.

조혈모세포 이식의 성공 여부는 환자와 기증자 간 HLA형의 일치여부에 달려있다.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는 환자와 기증자 간 일치 확률이 부모 5%, 형제자매는 25%이지만 타인은 0.00005%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혈모세포는 백혈구·적혈구·혈소판 등 모든 혈액세포를 만드는 '어머니 세포'라는 뜻으로 '골수'라는 말과 함께 쓰인다. 골반, 척추, 갈비뼈 등 뼈 내부에 있는 골수에서 생산되며 성인의 경우 골수에 약 1% 정도의 조혈모세포가 존재한다. 기증자의 조혈모세포는 기증 후 2~3주 안에 기증 전 상태로 회복된다.

광양제철소는 박 대리가 최상의 건강상태로 수술에 임할 수 있도록 수술 일정에 맞춰 근무 편성을 조정하는 등 지원했다.

박 대리는 지난달 광양에서 서울의 병원까지 이동해 이틀에 걸쳐 기증에 참여했다. 협회 측이 수여자의 신분을 비공개로 다루기 때문에 박 대리는 수여자의 얼굴이나 이름을 전혀 알 수 없다.

박현수 대리는 "가족과 회사에 영향을 끼치게 되는 건 아닌지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백혈병 환자와 그 가족들의 마음이 얼마나 간절할지 생각해보니 망설일 일이 아니라고 생각돼 용기 내게 됐다"고 말했다. 백혈병 환자에 대해서도 "얼굴도, 이름도 알 수 없지만, 꼭 완치해 건강해지길 바란다"고 했다.

2010년 광양제철소에 입사한 박현수 대리는 2제강공장에서 쇳물의 불순물을 제거한 용강을 옮기는 기중기 운전 작업을 담당하고 있다. 매월 봉사활동과 헌혈에도 참여해 왔다.

광양제철소 박현수 대리. 광양제철소 제공

광양=심재축 기자 jcsim@jnilbo.com